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1.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그리는 건 미래가 아니라 과거다.
말로는 행복하고 즐겁다고 하지만 마음으로는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한다.
과거와 오늘을 비교할 수 있을까? 얻은 만큼 잃었고, 또 잃은 만큼을 얻은 건 아닐까?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건 얼마나 고단한 일인가. 나는 내가 원하는 그 일을 하고 있는가?
내가 있는 자리가 나를 만들어주길 기대한다면, 나는 오로지 그만큼의 사람 밖에 되지 못할 것이다.
2.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고뇌하고 있다. 땅에 떨어지기 전에 살았던 삶을 그리면서 죽지도 못하고 생각을 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열매가 맺혀줄까? 열매가 있기는 할까?
3.
요즘은 오래된 친구들이 그립다. 낯선 이들을 만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마음 편하게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시간이 없어졌다. 점점 외로워진다. 놀이는 내가 좋아하는 그 놀이인데 함께 하는 이들은 모두 낯설다.
그 순간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피곤하다. 사람들과 억지로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냥 내 나름대로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어떤 순간에는 이게 나를 위한 건가 싶어 고민할 때가 있다.
4.
기도하자. 열매를 맺는 건 내가 아니라, 나는 그저 작은 씨앗 역할을 다 할 뿐이니... 오직 내가 구할 것은 오늘 뿐이다.
오늘 내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