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자화상

감사기도1

drawingAnne 2009. 9. 2. 10:39
며칠동안 저는 보이지 않는 적과 마주한 기분이었습니다. 무엇 때문인지 모를 불안감에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가까운 곳에서 붙잡아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학로의 타케야에서 1년만에 맛있는 모듬 샤브샤브를 먹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아무리 찾아도 작년에 딱 한번 갔던 그 집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름까지 알았는데두요.)
샴푸를 댕기머리로 바꾸면서 머리가 덜 빠지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침마다 먹기 시작한 풀무원 녹즙과 하루야채가 맛있어서 질리지 않습니다. 요즘 새로운 낙이 된거 같아요.

그리고 얼마전 사회봉사단 디자인작업을 하면서 대학때 나래 활동하면서 만난 삼성생명 봉사단 분들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한달에 한번 토요일에 오셨던 파란조끼의 낯선 방문객들, 그들과 한번도 대화를 나누어보지 못했지만 올때마다 KFC의 트위스터를 잔뜩 사와서 우리는 원 아이들과 그걸 질리도록 나눠먹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추억인 거 같습니다. 저는 제가 그런 기억과 감정들을 제 작업에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었던 거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저의 모습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존중할 뿐 아니라 제 자신의 입장도 지켜지기를 간절하게 원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런 깨달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